한국 와인, 어떤 포도로 만들까요? 청수·두누리·머루 같은 국산 품종부터 한국에서 고품질 와인용 포도를 재배하기 어려운 이유까지, 우리 땅에서 자라는 와인의 현실과 가능성을 정리했습니다.
와인을 마시다가 문득 이런 생각, 해본 적 있으신가요?
“이 와인, 포도는 어디서 자란 걸까?”
해외 와인 라벨엔 ‘프랑스산 샤르도네’
‘이탈리아 모스카토’ 이런 말이 당연하듯 적혀 있는데요
최근 와인 박람회 등에서 한국와인이 붐이었죠!
가장 궁금한 것이 한국 와인은 어떤 포도 품종으로 만들었나! 였어요!
오늘은 바로 그 궁금증을 풀어볼 시간이에요.
한국에서 와인을 만들 때 쓰는 포도 품종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우리나라 기후에 맞춰 개발된 국산 신품종부터, 머루 같은 토종 포도, 그리고 일부 외국 품종까지!
지금부터 차근차근 살펴볼게요.
1. 국산 양조용 포도 신품종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바로 한국의 기후와 토양에 맞춰 자체적으로 개발된 ‘양조용 신품종’들이라는 점이에요. 이미 많은 농가에서 상용화되어 한국 와인의 품질을 이끌고 있죠.

청수
화이트 와인용으로 1993년에 개발된 품종이에요.
향은 파인애플, 배, 바나나 같은 산뜻한 열대 과일향이 감돌고, 입 안에서는 깔끔한 산미가 돋보여요.
내한성과 내병성이 좋아 전국적으로 재배되고 있고, 한국 와인 평가에서도 빠지지 않는 주력 품종입니다.

두누리 (Doonuri)
2006년에 개발된 레드 와인용 품종인데요, 탄닌이 풍부하고 구조감이 탄탄해서, 묵직한 스타일의 한국 레드 와인을 만들기에 적합합니다. 고기와 곁들이기 좋은 스타일이죠.

나르샤 (Narsha)
2009년 개발, 2013년 품종 등록 완료. 이름처럼 뭔가 한국적이죠?
국내 야생 머루를 개량해서 만든 로제 와인용 품종으로, 추위에도 강하고, 밝은 색감과 향긋한 과일향이 특징이에요. 로컬 특화 와인을 찾는다면 눈여겨볼 품종입니다.
홍아람
아직은 생소할 수 있지만, 점차 주목받고 있는 적포도 품종이에요.
진한 색과 향, 그리고 안정적인 당도와 산도가 매력적이죠. 한국 와인 특유의 캐릭터를 담아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품종입니다.
2. 머루 및 개량 머루, 한국의 토종 포도
‘머루와인’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토종 포도인 머루(산머루)는 오랫동안 전통주나 건강음료로 사랑받아 왔고, 지금은 와인으로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특히 무주, 영동, 문경 등지에서는 머루를 개량한 품종으로 묵직하고 진한 맛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입 안 가득 퍼지는 짙은 색감과 특유의 떫은맛, 깊이 있는 향이 특징입니다. ‘한국적인 와인’을 찾는 이들에게 제격이에요.
3. 식용 품종과 외국 품종
한계와 가능성
캠벨얼리, 거봉, 샤인머스캣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생식용 포도들이죠.
이 포도들도 가끔 와인, 식초, 잼으로 가공되지만, 사실 와인 품질 면에서는 한계가 있어요. 당도는 높지만 산도와 향의 복합성이 부족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농가에서는 이 품종들을 활용해 달콤한 스타일의 디저트 와인이나, 입문자용 스위트 와인으로 가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머스캣 베일리 A (Muscat Bailey A)
일본에서 만들어진 레드 와인용 품종으로, 한국 일부 와이너리에서도 사용 중입니다.
가볍고 달콤한 스타일로, 초보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요.
🇫🇷 유럽계 품종
샤르도네, 리슬링, 까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등 유명한 품종들도 우리나라에서 시도되고 있어요.
하지만 고온다습한 여름과 매서운 겨울이라는 이중 조건 때문에 대규모 재배는 어렵고, 주로 실험적으로 소규모로 시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왜?
한국은 고품질 와인용 포도를 키우기 어려울까?
국내에서 와인 산업이 점점 성장하고 있음에도, 한국 와인 = 고품질이라는 인식을 정착시키는 데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요. 왜 그런 걸까요?
1. 기후의 한계
한국은 여름철 장마와 집중호우, 그리고 높은 습도가 특징이잖아요! 포도는 햇볕을 많이 받고, 비는 적게 맞는 게 이상적이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비가 많은 여름에 수확기를 맞이하기 때문에, 포도에 수분이 많아지고 당도는 낮아지며 과실미가 떨어지기 쉬워요.
게다가 포도 껍질이 터지기 쉬워 병해에 취약해지고, 전체적인 와인 품질도 영향을 받습니다.ㅜㅜ
2. 토양과 품종의 문제
한국 토양은 유럽처럼 건조하고 배수가 잘 되는 ‘와인 친화적 토양’은 아니에요.
그리고 널리 재배되는 캠벨얼리, 거봉, 샤인머스켓은 모두 생식용(식탁용) 포도라 껍질이 얇고, 당·산·탄닌의 균형이 와인용 품종에 비해 부족합니다.
좋은 와인을 만들려면 포도 자체에 깊이 있는 맛이 담겨 있어야 하는데, 한국에서 그런 품종은 아직 일부 신품종에 한정돼 있죠.
3. 기술과 인프라의 부족
와인을 만드는 건 단순히 ‘포도를 발효시키는 일’이 아니에요.
정확한 온도 조절, 발효 기술, 품질 관리, 병입 등 여러 요소가 맞아떨어져야 좋은 와인이 나옵니다. 하지만 국내는 아직도 소규모 농가 중심이라, 최신 설비나 기술 도입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여기에 “좋은 포도는 생식용으로 팔고, 하품(상품성이 떨어지는 포도)으로 와인을 만든다”는 관행도 여전해서, 와인 품질에 불균형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Tmi 그렇지 않은데 말이죵)
4. 지구 온난화의 양면성
최근 몇 년간 기후가 따뜻하고 건조해지는 경우가 있었어요. 그때는 의외로 포도 상태가 좋아졌고, 와인 품질도 괜찮았다는 평가가 있었답니다.
하지만 이런 기후가 안정적으로 지속되긴 어려워요.
기후변동성이 큰 지금, 해마다 품질 편차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하아.. 정리하고 보니
우리나라에서 와인 만드시는 분들 정말 대단하시네요!!!
이제는 “한국에도 와인 된다!”
라는 말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아요.
하지만 진짜 경쟁력을 가지려면, 우리 환경에 맞는 ‘품종’ 개발이 핵심이겠죠!
청수, 두누리, 나르샤, 홍아람처럼 토종 포도 품종의 다양화와 고급화가 계속된다면, 머지않아 “한국 와인은 특별하다”는 말을 세계 무대에서도 들을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맛과 향, 재배 조건, 그리고 스토리까지. 한국 와인은 지금 ‘우리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답니다.
저희 샵에서도 국산 품종으로 만든 와인들을 조금씩 더 들여다보고 있답니다. 현재는 청수와 머루 두 가지 품종을 선보이고 있죠.
이야기가 담긴 포도,
이야기가 담긴 와인. 그게 바로 한국 와인의 매력이겠죠? :)